광화문 들어가서 흥례문 지나면요.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근정전 마당에서 확 열려요.
이 압축-해제 패턴이 공간을 읽는 방법이에요.
광화문 통과하면 금천교가 보이고, 다리 건너면 흥례문이에요. 문 하나 통과할 때마다 시야가 좁아져요. 양옆 행랑이 가까워지고, 다음 문이 프레임 안에 들어오고. 그러다가 흥례문 지나면 갑자기 근정전 마당이 확 펼쳐지거든요.
이게 중요한 건 우연이 아니라는 거예요. 문을 쌓아서 시야를 조이면 걷는 속도가 느려져요. 각 구간마다 집중하게 되고. 그러다가 마당에서 해제되면 공간이 크게 느껴지거든요. 실제 크기보다.
근정전 마당이 큰 건 맞는데요. 그 크기가 더 극적으로 느껴지는 건 앞에서 계속 조였다가 여기서 푸니까요.
이 패턴이 보이면 위계를 읽을 수 있어요. 어디가 중요한 공간인지 문이 알려주는 거예요. 압축 강도로요.
창덕궁 가면 다르거든요. 길이 구불구불해요. 경복궁은 일직선인데. 두 가지 방식이에요. 경복궁은 문으로 조이고, 창덕궁은 길을 꺾어서 시야를 끊고.
종묘도 비슷한 방법 써요. 정전 들어가기 전에 문 세 개 통과하거든요. 각 문마다 공간이 좁아져요. 그러다가 정전 월대 올라가면 확 열리고.
현대 건축에서도 쓰는 방법이에요. 로비 들어가기 전에 좁은 복도 지나게 하면 로비가 더 크게 느껴지잖아요. 같은 원리예요.
경복궁 다음번에 가면 한번 세어보세요. 광화문부터 근정전까지 문 몇 개 지나는지. 그리고 각 구간에서 시야가 어떻게 변하는지. 문이 공간 크기를 조절하는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