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면 한라산이 확 보이잖아요. 섬 한가운데 떡 하니 있는데, 뾰족한 봉우리가 아니라 완만하게 퍼져 있어요. 그리고 해안 가면 까만 돌들이 깔려 있고요. 이 두 가지가 사실 같은 이야기예요.
한라산은 순상화산으로 만들어졌거든요. 보통 화산 하면 후지산이나 백두산처럼 뾰족한 모습 떠올리는데, 한라산은 달라요. 경사가 완만해요. 왜냐면 용암이 묽었거든요.
어떻게 되는지 보면요. 현무암 용암이 분출하는데, 온도가 높고 점성이 낮아요. 그래서 멀리 흘러가요. 한 번에 두껍게 쌓이는 게 아니라 얇게 퍼져요. 그게 식으면 다음 분출 때 또 얇게 쌓이고. 이렇게 반복하면서 넓은 돔 형태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실제로 한라산 경사각이 5도에서 10도 정도예요. 성판악 코스 걸을 때 느껴지잖아요. 처음엔 오르막 같지도 않아요. 아주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나중에야 가파라지거든요. 그게 순상화산의 전형적인 형태예요.
그리고 이 용암이 바닷가까지 흘러간 거예요. 해안에 가면 주상절리대 보이죠. 중문이나 서귀포 쪽. 저게 바로 현무암 용암이 바다까지 쏟아진 거거든요. 뜨거운 용암이 물이랑 만나면서 급하게 식어서 유리질처럼 굳어요. 그래서 표면이 매끈하고 쪼개지면 각이 져요.
이게 중요한 건, 화산섬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읽을 수 있다는 거예요. 경사각 보고, 해안 용암대 보면 알 수 있어요. 묽은 용암이 여러 번 흘러서 만든 건지, 아니면 폭발적으로 쌓인 건지.
하와이 가보면 똑같아요. 마우나로아, 킬라우에아, 전부 순상화산이에요. 경사 완만하고 해안에 현무암 용암대 있고. 반대로 일본 후지산은 성층화산이거든요. 경사가 30도 넘어가요. 용암이 끈적해서 멀리 못 가고 쌓여요. 모양 자체가 달라요.
제주에서도 차이가 보여요. 한라산 주변에 오름들 있잖아요. 성산일출봉 같은 데는 다르거든요. 저건 폭발로 생긴 거라 원뿔 모양이에요. 한라산 본체는 넓게 퍼져 있고.
다음에 제주 오면 한라산 실루엣 한번 보세요. 왜 저렇게 완만한지, 왜 해안에 까만 돌이 깔려 있는지. 다 얇은 용암이 반복해서 흐르면서 만든 흔적이에요. 섬 전체가 화산의 건축 과정을 보여주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