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반은 단순한 산행이 아닙니다. 해발 0미터의 따뜻한 해안 기후에서 시작해, 1,000미터의 서늘한 온대림을 지나, 정상 부근 1,950미터의 차가운 아한대 기후에 이르기까지, 단 6시간 만에 세 개의 다른 계절과 기후대를 온몸으로 통과하는 압축적인 자연 체험입니다.
한라산의 진짜 매력은 고작 몇 시간의 등반으로 옷을 입었다 벗기를 반복하며 ‘고도’가 환경을 어떻게 극적으로 바꾸는지 몸으로 직접 배우게 된다는 점입니다. 출발할 때 입었던 바람막이는 땀 때문에 벗게 되고, 정상 부근의 세찬 바람 앞에서는 다시 꺼내 입어야 합니다.
정상 백록담의 황량한 풍경은 불과 한 시간 전에 걸었던 울창한 숲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한라산 등반은 책으로만 배우던 과학적 지식을, 잊을 수 없는 육체적 경험으로 바꿔놓는 위대한 여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