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는, 집으로 드는 골목 같은 길이에요. 그 다정한 이미지가 이제는 섬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긴 산책로가 됐죠.
차를 타고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이 길 위에 있어요. 바람이 통하는 돌담 틈새, 조용한 어촌 마을, 짙은 귤 냄새, 검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 같은 것들요.
걷다가 길을 잃을까 봐 지도를 들여다볼 필요는 없어요. 나뭇가지나 담장에 매달린 파란색과 주황색 리본만 따라가면 되거든요.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길이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길목마다 서 있는 조랑말 모양의 표식, 간세를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꼭 정해진 목적지가 없어도 괜찮아요. 그저 리본이 이끄는 대로, 섬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걸어보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