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시끄러운 번화가를 등지고 걷다 보면, 어느새 공기가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여기서부터가 연남동이에요.
이곳의 중심에는 버려진 기찻길을 산책로로 바꾼 길다란 공원이 있어요. 잔디밭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사이를 걷다 보면, 왜 이곳을 ‘연트럴파크’라 부르는지 금방 알게 되죠.
동네의 진짜 매력은 공원 옆으로 뻗은 미로 같은 골목길에 숨어 있어요.
연남동은 오래된 붉은 벽돌집들을 허무는 대신, 그 틀을 그대로 살려냈어요. 누군가 살던 반지하 방이나 좁은 계단 위층의 주택들이 지금은 개성 있는 카페나 소품샵으로 쓰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세련된 브런치 카페 바로 옆에 화교들이 운영하는 수십 년 된 만두 가게가 불쑥 나타나기도 해요.
크고 화려한 간판 대신, 누군가의 현관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가는 듯한 묘한 설렘이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예쁘게 꾸민 겉모습 뒤에서 이 동네를 떠받치고 있는 구조와 규칙, 그리고 오래된 기술 같은 것들이 같이 보이기 시작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