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건물 둘러보면요. 천장이 높은 데가 많아요. 5미터, 6미터. 옛날 공장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카페가 들어가 있죠. 로스터리도 있고, 작업실도 있고. 근데 공사를 많이 안 해도 돼요. 건물 뼈대가 이미 다 돼 있어서.
높은 천장, 큰 창문, 튼튼한 바닥. 그리고 하역 장치들. 호이스트 레일 달려있고, 하역장 문 그대로 있고, 문턱도 높게 올라와 있어요. 이런 게 다 남아있으면 개조 비용이 확 줄어요.
로스터리 들어가려면 천장이 높아야 하거든요. 로스팅 기계 크고, 열기가 위로 올라가니까. 옛날 공장은 처음부터 그렇게 지어진 거예요.
창문도 크죠. 자연광 많이 들어와요. 공장 시절엔 작업하려고 만든 건데, 지금은 카페가 그 빛 그대로 쓰는 거예요. 조명 공사 덜 해도 되고.
바닥도 중요해요. 공장 바닥은 무거운 기계 받치려고 슬래브 두껍게 쳐놨거든요. 지금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머신 들여놓고, 로스팅 기계 놓고 해도 바닥 보강 안 해도 돼요.
하역장 문 보이죠. 트럭이 뒤로 대고 짐 내리던 데. 지금은 그 문 열어두고 테라스처럼 쓰거나, 아예 창으로 바꿔요. 구조 건드릴 필요 없어요. 문만 바꾸면 되니까.
호이스트 레일도 그대로 둬요. 천장에 달린 철제 레일. 원래는 무거운 짐 끌어올리려고 만든 건데, 지금은 조명 달거나 인테리어 포인트로 쓰거든요. 철거 안 해도 되니까 공사비 아끼는 거죠.
이게 알려주는 게 뭐냐면요. 건물 뼈대가 용도를 결정한다는 거예요. 성수동이 카페랑 공방 많은 이유가 임대료만은 아니에요. 건물이 이미 그런 용도에 맞춰져 있어서예요.
다른 동네 가서도 볼 수 있어요. 연남동 가면 옛날 공장 건물 남은 데 있거든요. 천장 높고 창 큰 거. 거기도 카페 들어가 있어요. 을지로도 마찬가지고.
반대로 주택가는 달라요. 천장 낮고 창 작고 바닥도 얇죠. 거긴 카페 들어가려면 공사를 많이 해야 돼요. 천장 뜯고, 창 키우고, 바닥 보강하고. 비용이 두세 배 들거든요.
그래서 성수동 같은 데 카페가 모이는 거예요. 건물 자체가 개조하기 쉬우니까. 호이스트 레일 보이고, 하역장 문 남아있고, 바닥 슬래브 두꺼운 거 확인되면요. 거기 앞으로 카페나 작업실 들어올 확률 높아요.
동네 둘러보실 때 천장부터 보세요. 그리고 하역장 흔적 찾아보시고. 건물이 어떻게 쓰일지는 이미 뼈대가 정해놓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