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묘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름때 묻은 오래된 자동차 정비소 바로 옆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세련된 팝업 스토어가 있죠. 성수동은 이런 이질적인 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섞여 있는 동네입니다.
원래 이곳은 70년대부터 수제화 공장과 인쇄소, 금속 가공소들이 모여 있던 거대한 공장 지대였습니다. 지금은 낡은 붉은 벽돌과 철골 구조를 그대로 둔 채로, 그 넓은 공간들이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어요.
이 동네가 어떻게 ‘공장’이 아니라 ‘무대’가 됐는지는, 붉은 벽돌부터 뜯어보면 보입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조금만 옮기면 사슴이 사는 넓은 서울숲이 펼쳐지죠. 산업의 표면과 자연이, 같은 하루 안에서 겹쳐 보이는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