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서쪽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골목들이 얽혀 있는 동네, 서촌이 나옵니다.
북촌이 양반들의 동네였다면, 이쪽은 조선 시대에 중인과 서민들이 섞여 살던 곳이었어요. 의사, 통역관, 화가 같은 실무자들이 드나들며 생활의 감각과 기술이 모였고, 그래서인지 골목엔 늘 조금 더 자유로운 숨결이 돌았죠.
그 공기는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잘 다듬어진 한옥 옆에 오래된 붉은 벽돌집이 기대 서 있고, 낡은 여관 하나가 이름만 바꿔 다른 용도로 살아남아 있기도 해요.
서촌에선 지도를 들여다보기보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걷는 편이 더 좋습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서로 다른 시간이 겹쳐진 서울의 얼굴이 불쑥 나타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