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강남 빌딩 숲 품은 천년 고찰
고층 빌딩과 빠른 도심의 속도 한가운데서 천이백 년의 고요한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봉은사의 이색적인 대비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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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풍경이 완전히 바뀝니다. 화려한 강남 한복판, 코엑스 맞은편에 자리한 봉은사입니다.
높은 빌딩 숲 아래로 향 냄새가 번지고, 묵직한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낯설고도 매력적인 조화는 이곳이 품은 천이백 년의 시간 덕분이에요.
경내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23미터 높이의 거대한 미륵대불이 나타납니다. 빽빽한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고요하게 서 있는 모습은 유독 강렬한 인상을 남기죠.
대불 가까이에 있는 건물, ‘판전’도 천천히 둘러보세요. 화재를 피하고 살아남은 봉은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입니다. 안에는 불경을 새긴 수천 개의 낡은 목판들이 빼곡히 보관되어 있어요. 처마 아래 걸린 투박한 현판 글씨는 추사 김정희 말년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나무 기둥 위로 떨어지는 그림자가 길 건너 도시의 빠른 속도와 묘한 대비를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