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거대한 바위산. 북한산은 빽빽한 대도시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가장 야생적인 공간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높은 봉우리인 백운대를 향해 걷습니다. 고요한 사찰과 숲길을 지나 어느새 산세가 가팔라지죠.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20분이에요. 매끄러운 화강암 절벽에 단단히 박힌 쇠줄을 두 손으로 꽉 쥐고, 온몸을 끌어올려야 하니까요. 그 쇠줄이 어떻게 이 산을 ‘가능하게’ 만들었는지는 1화에서 조금 더 들여다볼게요.
숨이 턱 끝까지 찰 때쯤 정상의 널찍한 바위에 도착하면, 등산객들의 김밥을 기다리는 느긋한 산고양이들이 먼저 반겨줘요. 그 곁에 앉아 발아래를 내려다보세요. 뾰족하고 거친 능선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끝없는 아파트 숲이 묘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산을 다 내려왔다면 산 아래 식당에 들러보세요. 땀 흘린 뒤에 먹는 갓 구운 전과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산 위의 설계와 산 아래의 의식까지 챙겨야, 이 산행의 코스가 비로소 끝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