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굴 입구 들어서면요. 7월인데도 입김이 나와요. 바깥은 30도 넘는데 안은 11도거든요.
그냥 그늘 시원한 거랑 다르거든요. 그늘은 햇빛만 피한 거고, 동굴은 온도 자체가 다른 거예요.
현무암이 두껍거든요. 벽이 몇 미터예요. 이 돌 덩어리가 겨울 추위를 머금으면 그걸 계속 갖고 있어요. 여름 더위가 들어와도 이 큰 덩어리 온도를 바꾸려면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려요.
여기에 공기가 갇혀 있잖아요. 바깥 공기랑 섞이지 않으니까 지표 온도 변화가 안으로 안 들어와요.
그래서 연중 11도에서 12도예요. 겨울에도, 여름에도.
이게 열 관성이라고 하거든요. 질량이 크면 온도가 안 바뀌려고 해요. 냄비는 금방 식는데 큰 솥은 천천히 식잖아요. 만장굴은 엄청 큰 현무암 솥인 거예요.
석회암 동굴은 다르거든요. 석회암은 틈이 많아서 공기가 통해요. 그래서 계절 따라 온도가 좀 바뀌어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덜 춥고.
만장굴은 현무암 덩어리라 안 통하거든요. 그래서 연중 일정해요.
이걸로 읽을 수 있는 게요. 지하 공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옛날 석빙고 가보면 알 거예요. 땅속에 돌로 짓고 흙으로 덮잖아요. 두꺼운 돌과 흙이 겨울 추위를 머금고 있으니까 여름에도 얼음이 안 녹는 거예요. 만장굴이랑 같은 원리예요.
지하실도 그래요. 땅이 열 관성이 크니까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거든요. 근데 환기가 잘 되면 계절 영향을 받고, 밀폐되면 일정해요.
제주에 다른 작은 용암 동굴들 가보면요. 입구가 넓게 뚫린 데는 바람이 통해서 덜 춥거든요. 입구 좁고 깊은 데는 만장굴처럼 확 차가워요.
결국 두 가지예요. 돌 덩어리가 얼마나 큰지, 바깥 공기랑 얼마나 섞이는지.
만장굿은 둘 다 극단이거든요. 현무암 덩어리 엄청 두껍고, 공기 거의 안 통하고. 그래서 이렇게 일정한 거예요.
다음에 지하 공간 들어가면요. 온도가 어떤지 느껴보세요. 계절 따라 바뀌는지, 연중 일정한지. 그걸로 그 공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읽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