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공원 갔다 오면요. 누가 언제 여기 다 만들었지 싶거든요. 잔디밭이 이렇게 쭉 이어지는 게 당연해 보이잖아요. 근데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강변은 그냥 둑이었어요. 사람들이 돗자리 펴고 앉을 잔디밭이 없었던 거예요.
1980년대 들어와서 바뀌어요. 강변 정비 사업이 시작되면서요. 여의도, 잠실, 반포. 이런 곳에 공원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냥 둑을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잔디 깔고 산책로 만들고 자전거 도로 놓고. 이게 중요한 건요. 공원들이 끊기지 않고 연결됐다는 거예요. 여의도에서 반포까지 쭉 이어진 거죠.
그럼 사람들이 바로 매일 나와서 돗자리 폈냐. 아니거든요. 잔디는 있는데 뭘 먹지가 문제였어요. 그때는 편의점이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고요. 배달? 그런 거 없었어요. 집에서 김밥 싸 오거나, 아니면 치킨집 찾아서 직접 포장해 와야 했죠.
2000년대 넘어가면서 두 번째 변화가 와요. 편의점이 확 늘어나요. CU, GS25, 세븐일레븐. 한강 공원 입구마다 생기기 시작해요. 그리고 2010년대 들어와서 배달 앱이 나오죠. 배달의민족, 요기요. 이게 결정타예요.
이 두 개가 맞물리면서 뭐가 바뀌냐면요. 준비가 필요 없어진 거예요. 그냥 가면 돼요. 편의점에서 음료수 사고, 앱으로 치킨 시키고, 돗자리만 들고 나가면 되는 거죠. 이게 한강 피크닉을 일상으로 만들어요.
회사 끝나고 한강 가는 게 이렇게 자연스러워진 게 이 때문이에요. 1980년대에 잔디밭이 생기고, 2000년대에 편의점이 깔리고, 2010년대에 배달이 해결되고. 이 세 개가 순차적으로 맞아떌어진 거예요.
다른 도시 보면 이게 더 명확해져요. 강변 공원은 있는데 사람들이 자주 안 나가는 곳 있잖아요. 보통 두 가지 중 하나가 빠져 있어요. 공원은 있는데 접근이 어렵거나, 접근은 되는데 먹을 게 없거나.
서울은 둘 다 해결했어요. 지하철역에서 10분이면 잔디밭 나오고, 거기 편의점 있고, 배달도 되고. 이 세 개가 다 있으니까 평일 저녁에도 사람들이 나오는 거예요.
요즘 한강 공원 가 보면요. 배달 기사들이 오토바이 세워 놓고 앱 보면서 대기하는 곳 있거든요. 보통 공원 입구 쪽이에요. 그게 일종의 허브예요. 거기서 주문 받으면 돗자리까지 배달 가고.
편의점도 보면 달라요. 한강 공원 앞 편의점이랑 주택가 편의점이랑 파는 게 달라요. 한강 공원 앞은 일회용 컵이랑 접시가 훨씬 많아요. 얼음도 많이 쌓아 놔요. 돗자리 제공하는 곳도 있고요.
이게 알려주는 게 뭐냐면요. 한강 피크닉이 그냥 자연스럽게 생긴 문화가 아니라는 거예요. 인프라가 깔려야 일상이 돼요. 공원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한 거죠.
다른 나라 도시 가 보면 강변 공원은 많아요. 근데 서울처럼 평일 저녁에도 사람들이 나와서 돗자리 펴고 치킨 먹는 곳은 드물거든요. 공원은 있는데 편의점이나 배달 인프라가 없으면 주말 피크닉으로 끝나요. 짐 다 싸서 한 번씩 나가는 이벤트가 되는 거죠.
서울은 그게 일상이 됐어요. 1980년대 공원, 2000년대 편의점, 2010년대 배달. 이 세 개가 순서대로 쌓이면서요. 지금 한강에서 치킨 먹으면서 앉아 있는 게 그냥 가능해진 게 아니에요. 30년 넘게 인프라가 쌓인 결과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