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의 광화문 광장은 그저 넓고 조용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오전 10시 정각, 웅장한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광장은 거대한 무대로 변신합니다. 붉은 옷을 입은 수문장들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행진을 시작하면, 흩어져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한곳으로 모입니다.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이 보여주는 것은 소리와 움직임이라는 의례적 행위가 어떻게 평범한 도시 공간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지 입니다. 20분 동안 광장은 역사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공연장이 되고, 배경에 불과했던 광화문은 무대의 중심이 됩니다.
의식이 끝나면 광장은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옵니다. 이 극적인 전환을 통해 우리는 공간이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따라 끊임없이 재정의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