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초록색 이태리타월이 만들어낸 직업—세신사—를 가까이서 보면, 목욕탕 한구석의 검은 비닐 베드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뽀얗게 김이 서린 공간, 천장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 그 위에 누워 있으면 까만 속옷에 고무장화를 신은 세신사가 다가오죠. 내 살이 발갛게 달아오를 때까지 때를 벅벅 밀어내는 걸 보면, 그저 힘으로만 문지르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무방비하게 누워 있는 그 시간은, 사실 꽤 정밀하게 계산된 노동에 가깝습니다.
먼저 ‘불림’이 필요합니다. 탕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야, 피부가 물을 먹고 부드러워져 마찰 저항이 떨어져요. 덜 불린 피부를 억지로 밀면, 결국 그 부담은 세신사의 몸으로 넘어갑니다.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어깨가 먼저 망가지죠.
세신사가 타월에 손을 넣을 때, 엄지손가락을 밖으로 빼고 네 손가락만 주머니 안에 넣습니다. 손이 납작해져야 면이 고르게 닿고, 피부에도 세신사의 관절에도 무리가 덜 가거든요.
그런데 진짜 핵심은 팔이 아닙니다. 베테랑들의 움직임을 보면 어깨와 팔은 오히려 단단히 ‘잠겨’ 있어요. 힘은 바닥에서 올라옵니다. 미끄러운 타일을 고무장화로 꽉 딛고, 종아리와 허벅지, 골반을 시계추처럼 앞뒤로 흔들며 반동을 만들죠. 그 체중이 고정된 팔을 타고 타월 끝으로 전달됩니다. 그래야 체구가 작은 사람이 큰 몸을 30분, 40분 밀어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밀어내는 방향도 아무렇게나가 아니에요. 대체로 손끝과 발끝 같은 말단에서 시작해 몸의 중심 쪽으로 올라갑니다. 그렇게 해야 동작이 덜 꼬이고, 같은 힘으로도 더 잘 밀리거든요. 중간중간 바가지로 뜨거운 물을 쫙 끼얹는 짧은 순간이 있는데, 그건 때를 씻어내는 동시에 세신사에게도 호흡을 다시 맞추는 찰나의 리셋입니다. 리듬이 깨지는 순간, 불필요한 힘이 새어 나가니까요.
그 뜨거운 수증기 뒤에는 가혹한 육체적 조건도 따라옵니다. 습기와 열기 속에서 하루 종일 땀을 흘리니, 이들은 소금물을 마시며 버팁니다. 젖은 타월을 계속 쥐는 손은 쉽게 거칠어지고, 반동을 받아내는 무릎과 허리는 조금씩 닳아가죠. 마지막에 우유나 오일을 붓고 문지르는 단계가 오면 우리는 매끈해지지만, 그 순간은 세신사에게도 마찰이 풀리는 잠깐의 숨통이 됩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등에 ‘찰싹’ 하고 경쾌하고 매서운 손바닥 스매싱이 날아옵니다. 끝났다는 우주 공통의 신호죠. 최면에 걸린 듯 누워 있던 우리는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베드에서 내려옵니다. 몸은 이상하리만치 가벼워져 있고, 피부는 분홍빛으로 매끄럽게 빛나요.
몸을 헹구러 돌아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세신사는 오래 쳐다보지 않습니다. 이미 검은 비닐 베드 위에 물을 끼얹어 씻어내고, 뻐근한 허리를 한 번 편 다음, 고무장화를 고쳐 신습니다. 다음 사람을 눕히고, 그 보이지 않는 안무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