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쯤이 되면 명동의 거리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요. 차가 다니던 길 위로 길거리 음식 수레들이 한꺼번에 밀고 들어오거든요.
매장마다 크게 틀어둔 음악 소리와 화장품 샘플을 건네며 말을 거는 목소리들이 섞여서, 거리는 걷기 힘들 만큼 붐비기 시작해요. 한국의 거의 모든 뷰티 브랜드가 이 좁은 골목 안에 다 모여 있어요.
골목마다 뭔가를 굽고 튀기는 냄새가 이어지고요. 눈앞은 화려하고, 귀는 시끄럽고, 사람은 끊임없이 부딪칩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에너지가 ‘그냥’ 생겨나는 게 아니라는 쪽을 보려고 해요. 이 동네가 어떻게 굴러가고, 누가 무엇을 통제하고, 어떤 규칙이 이 장면을 유지시키는지요.
사람들에 치여 조금 피곤해질 때는 번화가를 빠져나와 언덕 쪽으로 몇 분만 걸어 올라가 보세요. 19세기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명동성당이 나와요. 방금 전까지 걷던 네온사인 가득한 거리와는 전혀 다른, 고요하고 차분한 공기를 마주하게 될 거예요.
